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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02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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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너와나의 환경부 손유빈
한 해 버려지는 동물이 10만이 넘는다고 한다. 유기된 동물들이 다른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대부분 안락사를 당한다. 주체는 그들이 아닌 사람들이다. 선택권이 없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귀여운 아이들, 아직 새끼들이 많다. 어린 강아지들을 보려고 사람들이 몰려있다. 저마다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다. '예쁘다'는 말을 하며 유리창을 '톡톡' 두드리기도 한다. 그들은 마치 누군가의 소유물이 될 운명이란 걸 아는 것처럼 구경하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불안하게 이리저리 움직인다. 사람들은 동물을 돈으로 거래하며 팔린 아이들은 누군가의 가족이 된다.
가족의 일부가 된 후, 행복하게 잘 지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버려지기도 한다. 버려지면 길 위의 무법자가 되거나 유기견 보호 센터에 가게 된다. 그들은 보복이라도 하듯 사람들을 위협하며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또한, 보호단체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다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자신이 선택하지 못하는 삶, 누군가의 애완동물이 되어 일평생을 살아가는 운명이라면 행복이다. 그것도 안 되면 버림받고 죽어야 한다. 반면 사람은 평생 선택을 하고 선택당하기를 반복하는 삶을 살아간다. 자신이 고통스러울 때 스스로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안락사', 동물에겐 어쩌지 못하는 것이지만 사람에겐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다. 이 불공평함을 어떠한 이유라고 정리할 수가 없다. 그저 다른 종류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또한 선택당한 것이라 하겠다. 사람으로 태어나겠다고 동물의 삶을 살겠다고 하지 않았다. 감히 삶의 아이러닉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생명이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마땅함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더 나은 상황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며 모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 한 발짝 더 나아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해와 나눔으로 세상에 보답해야 한다.